로그인회원가입

자유게시판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명화 묵상......(첨부 사진)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전해주는, 오늘 복음 말씀의 내용이 가장 잘 표현되어 있는 명화 한 점을 공부해 보았는데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헤로데의 잔치와 살로메의 춤이라는 작품이고 크기는 126×230.

 

그림은 1452~1464년 경에 그려진 프레스코화(벽화)이고요, 그림이 있는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프라토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프라토 성당에 있다고 합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명화 1001점의 목록에 오를 만큼의 대작이고요.

 

작가는 필리포 리피(1406-1469)라는 분이신데 어릴 때 고아가 되어 피렌체에 있는 카르멜 수도원에서 자랐고 그곳에서 수도자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카르멜 수도원은, 당시 불꽃같이 살다간 당대 최고의 화가이자 초기 르네상스의 천재예술가인 마사초(1401-1428)가 새롭게 프레스코화를 그렸던 곳으로, 리피는 마사초의 미완성 벽화를 완성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한편 리피는 같은 도시의 마르게리타 수도원의 루크레치아 부티라는 수녀를 사랑하게 되어 그녀를 수도원에서 탈출시켜 두명의 아이를 낳기까지 하는 등으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나중에 교황 비오 2세에 의하여 합법적인 혼인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아들 하나는 아버지 만큼이나 위대한 화가 반열에 오르는 필리피노라네요.

 

그럼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그림에는 동일 인물인 살로메가 세 명 등장하는데 세 꼭지의 이야기가 연결된다는 뜻이겠지요. 리피는 루크레치아 부티를 자기가 그린 작품 속의 성모님의 모델로 그렸듯이 같은 실존 인물인 부티의 초상화로 세명의 살로메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중앙에는 헤로데 안티파스의 생일 잔치와 그 잔치상 앞에서 춤을 추는 살로메,

왼쪽 화면은 요한의 잘린 머리을 담은 쟁반을 건네받고 있는 살로메,

화면 오른쪽은 그녀를 사주시킨 그녀의 어머니 헤로디아에게 머리를 담은 쟁반을 바치는 살로메.

 

잔치집인데도 들떠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춤을 추고 있는 살로메를 제외한 인물 하나하나를 보면 뭔가 불안해하고 경직되어 있음을 볼 수 있으며, 슬퍼하고 있는 모습들 같기도 하고요.

또 그 참혹스런 모습으로 요한의 잘린 머리를 살로메까지도 외면하는데, 딱 한 사람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강심장이 있지요. 헤로디아입니다. 교활하고 잔인하기까지 한 요부답지요.

 

한편 리피는, 보통 간교한 요부의 상징인 살로메를 인정이 있는 사람으로 그려냈고, 죽은 세례자 요한을 애도하고 있음을 암시한다는 해설도 있네요. 이는 자기의 사랑하는 연인 얼굴에 표독스러운 색칠을 감히 할 수 있었겠느냐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보았습니다.

 

오른쪽 선반 위에 보일 듯 말듯 한 유리병들은 작가가 눈에 보이는 사물의 모습을 재현하는데 관심이 있었다는 것을 나타낸다하구요, 또 살로메 뒤의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그려진 인물들은 악사들로서 마치 딴 세상 사람들과 같이 그림에서 제외된 듯이 표현을 했다고 하네요. 이런 독특한 발상은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 예술의 극치인 스푸마토(sfumato) 기법의 단초를 제공했을 수도 있었다는 군요. 자세한 건 따로 찾아보시죠.

 

여기까지입니다. 주님 안에서 평화를 빕니다.

0

추천하기

0

반대하기

첨부파일 다운로드

확장자는jpg21.jpg

등록자luciabba

등록일2014-08-29

조회수6,548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