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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는 왕인가?




예수 그리스도는 왕인가?
    오늘은 교회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예수님을 부르거나 표현하는 여러 호칭들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 주님, 메시아, 스승님, 하느님의 아들, 사람의 아들, 하느님의 어린양 등이다. 그런데 “왕”이라는 호칭은 예수님에게 붙이기에는 참으로 어렵고 부담스러운 호칭이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 버림받은 이들, 병자들, 세리들, 창녀들, 고아, 과부, 죄인들의 친구이셨고, 사회적인 약자들과 함께 사셨다. 스스로 자신을 왕으로 여겨 본 적이 없는 분이고 더 나아가 왕이나 지배자, 권력자가 되기를 거부한 분이다. 오히려 그분은 허름한 마구간에서 태어났고,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유대인의 왕” 이라는 죄명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분이다. 이러한 예수님의 삶을 볼 때 그분에게 왕이라는 칭호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호칭인 듯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왕의 개념은 정복자, 넓은 땅과 엄청난 부를 소유한 자, 통치자, 최고의 권력자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더 나아가 백성을 공권력의 힘으로 탄압하는 폭군의 이미지도 떨쳐 버릴 수 없는 게 왕이라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왜 예수 그리스도에게 “왕”이라는 호칭을 붙여 주셨을까 생각해 본다. 비오 11세 교황은 그리스도의 왕직에 대한 교리를 정리한 바 있는데 (Quas Primas, 1925). 이 가르침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다음과 같은 점 때문에 왕으로 모셔진다고 가르친다. 1.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부활, 승천하시어 전능하신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시어 왕으로서 영광을 받으신다. 2. 예수 그리스도는 메시아시며 세상의 구원자이시고 심판자이시다. 3.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이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주인이시며, 종말론적인 왕국(왕정)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고 그 나라는 영원히 지속된다. 교황 비오 11세는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제정하시면서 무신론과 세속주의를 경계하고 그리스도가 하느님 나라의 참된 왕임을 기억하고 고백함과 동시에, 그리스도의 통치관이 온 세상에 충만하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또한 신자들은 이날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게 됨을 기뻐하고, 하느님 나라의 시민으로서 자기 신원을 되돌아보고 그에 맞갖은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권고하셨다. 예수님은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요한 18, 36).고 하셨다. 즉 그리스도의 왕, 현세적인 왕국의 의미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아들 예수의 신성과 종말론적인 심판자, 구원자 메시아로서의 의미를 강하게 담고 있다. 또한 예수님의 복음 선포를 통하여 시작된 하느님 나라가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고, 그 나라에 누구나 참여하여 살아가고, 앞으로도 계속하여 그리스도 왕국의 완성을 향하여 나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이 선포한 하느님 나라는 어느 누구도 소회되지 않고 모두가 다 그 기쁜 소식에 참여하고 누리고 살아가는 나라이다. 특별히 힘없고 가난하고 소외되고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더 절실히 요구되는 나라이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 나라의 백성이며, 그 나라가 이 땅에 널리 퍼지게 하고 다른 이들을 그 나라로 초대하는 사명을 받은 사람들이다. 오늘도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룩되기를 바라며 하느님 구원 계획의 완성을 위하여 노력하면서 살아가자. 전주교구 이상용 야고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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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4-11-25

조회수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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