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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어라




깨어 있어라
    이제 본격적으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희망의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11월 위령성월이 끝나며 대림시기로 이어지는 전례시기가 참 절묘합니다. 지금 여기 깨어 있는 사람들이 진정 살아있는,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반면 자기를 잊고 잠들어 있는 불행한 영혼들도 많을 것입니다. 깨어 있어야 무기력과 무감각, 무의욕의 ‘일상의 늪’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서 온전히 하느님 사랑의 현존 안에 살 수 있습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모든 수행생활이, 우리의 끊임없는 기도생활이 지향하는 바도 깨어 있는 삶입니다. 주님은 당신 제자들의 공동체는 물론 대림시기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것이다. 깨어 있어라.”(마르 13,36-37) 주인을 주님으로 바꿔도 무방합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은 물론 믿는 모든 이들이 이 은총의 대림 시기, 오매불망(寤寐不忘) 깨어 당신을 기다릴 것을 신신당부하십니다. 깨어 당신을 기다리는 공동체가 주님께는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진정 깨어 있는 영혼들이 아름답습니다. 깨어 있음은 기다림입니다.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깨어 주님을 기다림입니다. 깨어 있음은 희망입니다. 깨어 있을 때 저절로 사라지는 절망입니다. 깨어 있음은 빛입니다. 깨어 있을 때 저절로 사라지는 불안과 두려움의 어둠입니다. 깨어 있음은 충만 입니다. 주님 사랑의 충만 입니다. 깨어 있음은 갈망입니다. 주님께 대한 갈망입니다. 깨어 있음은 기도요, 침묵입니다. 깨어 있음은 찬미이며, 감사입니다. 깨어 있음은 평화요, 기쁨입니다. 깨어 있음은 순수입니다. 깨어 있음은 구원입니다. 결국은 깨어 있음에 대한 예찬이 되고 말았습니다. 깨어 있음에 반드시 전제되는 분이 주님이십니다. 하여 깨어 있음은 그대로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깨어 있지 못해 세상 것들에 중독이요, 세상 우상들에 종이 되어 삽니다. 그러니 영혼의 건강에, 영혼의 병과 상처의 치유에 깨어 있음보다 더 좋은 약도 없습니다. 깨어 있을 때 깨끗한 마음이요, 샘솟는 깨달음에, ‘참 나’의 삶입니다. 깨어 있음, 깨끗한 마음, 깨달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과연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요. 참으로 ‘깨어 있기’의 영성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입니다. 사실 수도자들이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성무일도 역시 ‘깨어 있기’의 영성훈련입니다. 늘 주님 안에서, 주님과 함께 있을 때 깨어 있는 삶입니다. 주님 안에 깨어 있는 영혼만이 이사야처럼 주님을 아버지로 고백합니다. “주님,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이사 64,7) 끊임없이 깨어, ‘제 자리’에서 ‘제 일’에 충실할 때 주님을 닮은 주님 손의 작품이 됩니다. 하느님은 참으로 깨어있는 우리들을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1코린1,8)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 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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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4-12-01

조회수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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