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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집짓기


하느님의 집짓기 
    오늘 독서 사무엘기를 보면, 수많은 적이 다윗을 에워싸고 있었지만 다윗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사방의 적들을 다 물리치고, 다리를 쭉 뻗고 마음 놓고 살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하루하루 편하게 지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그제서야 하느님 생각이 납니다. ‘하느님은 아직 천막 속에 지내고 계시는구나. 이럴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느님의 집을 이제는 지어 드려야겠다.’라고 말입니다. ‘불쌍한(?) 하느님’을 위해 힘 있는 자신이 뭔가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원치 않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네가 나를 위해 집을 짓는다고? 내가 살 집을 네가 짓겠다는 말이냐?’(2사무 7,5 참조) 하느님께서 먼저 다윗의 살길을 열어 주시고 지켜 주시고 집까지 지어 주셨는데, 우리는 어느새 자기가 다 한 것처럼 잠시 혼동하기도 합니다. 그것도 내가 등 따습고 배부른 다음의 이야기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말입니다. 하느님의 집은 하느님이 지으십니다. 하느님은 아무데서나 언제나 다시 시작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유다 아주 후미진 산골, 나자렛의 이름 없는 나약한 처녀에게서 당신의 완전한 집을 지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크게 오시지도 않고 아주 작게 오십니다. 또한 작은 인간을 당신의 집으로 선택하시는 분이십니다. 인간이 바로 하느님의 집이 되는 것입니다. 먹고, 자고, 싸고, 병들기도 하고, 작은 기쁨에 흥겨워하는 그런 인간에게 하느님의 집이 지어지는 것입니다. 바로 내 안에, 옆의 사람 안에 하느님의 집이 지어집니다. 대림절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하고 싶습니다. 첫째, 하느님의 집이 지어진 인간을 부수지 말아야겠습니다. 말로도, 생각으로도, 어떠한 것으로도 하느님의 집을 부수지 말아야 합니다. 누군가가 너무 밉고 해를 끼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마치 내가 망치를 들고 성전을 부술 태세로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둘째, 내 안에 있는 주님의 집을 꾸밈에 있어 얼마나 마음을 쓰고,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 살펴봤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집인 내 마음은 얼마나 큰 평수이고, 청소는 잘하고 있는지,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나라는 존재, 하느님이 계신 나 자신을 얼마나 사랑해 왔는지 살펴봅시다. 셋째, 너무 다른 재료들, 하느님의 취향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재료들로 내 인생을 채우지 맙시다. 내 말이나 행동, 생각이나 목표도 좋은 것들로 채워야 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한집 한집이 하느님께서 머무르시기에 가장 합당한 집들로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는 초라할지언정 내 안에 있는 하느님의 집에서 그분이 보내신 천사의 음성이 들려오길 바랍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서울대교구 강귀석 아우구스티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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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4-12-22

조회수5,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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