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짊어진 십자가의 무게를 느끼시나요?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를 느끼시나요?
    남자들의 모임에서 군대 이야기는 약방에 감초와 같습니다. 
    동기 신부들과 만남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누군가는 군대 이야기를 꺼내고 장단을 맞춥니다. 
    그들은 군대에서 보낸 날들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동기 신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군대 생활이 인생 여정의 
    가장 힘든 순간이었을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둘러봅니다. 
    파지를 모으는 할머니의 환한 웃음, 
    뙤약볕 아래에서 구슬땀 흘린 농부의 구릿빛 웃음, 
    거센 파도를 뚫고 그물을 걷는 어부의 비릿한 웃음이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이분들의 웃음 뒤에 짊어진 삶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그 무게만큼의 십자가를 봅니다. 
    삶이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있지만 고통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십자가는 내 삶의 십자가입니다.
    
    누구든지 동경하고 부러워하는 사람도 삶의 십자가는 있습니다. 그 사람도 
    자신이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가 가장 무겁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자신이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를 줄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 십자가를 
    짊어지기에 충분한 사람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정말 힘들 때 
    그 십자가를 함께 지어주실 주님이 계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루카 9, 23)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4년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을 기념해 
    우리나라를 방문하시고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한 103위’를 
    시성하셨지요.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8월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를 시복하셨습니다. 한국 천주교 역사상 
    세 번째이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시복식이었지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식 강론에서 
    “하느님의 신비로운 섭리 안에서, 한국 땅에 닿게 된 그리스도교 신앙은 
    선교사들을 통해 전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민족,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적 호기심과 
    종교적 진리의 탐구를 통해 촉발되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교사상으로 뿌리박힌 조선 시대에 신앙 선조들이 스스로 
    천주교회를 받아들였습니다. 유교사상에 반하는 천주사상은 박해를 
    불러왔고 신앙 선조들은 박해에 맞서 순교의 십자가를 짊어집니다.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짊어진 십자가의 무게가 가벼운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신앙 선조들이 순교라는 무거운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진 덕분이겠지요.
    
    살다 보면 삶의 십자가를 느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지 마십시오. 순교 聖人들의 의로운 죽음과 존엄함을 
    기억하면서 평신도의 소명을 다 할 때 십자가의 무게는 가벼워질 것입니다. 
    주님께 온전하게 기대면 십자가의 고통은 사라지고 환희와 영광은 충만할 것입니다. 
    자신의 십자가의 무게가 힘겹다면 주님을 찾으십시오. 
    주님께서 늘 함께하실 것입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로마 8, 38-39)
    
    
    인천교구
    박규남 마티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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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5-09-21

조회수2,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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