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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내 마음 돌려서 하느님의 자비를 만나십시오.


안으로 내 마음 돌려서 하느님의 자비를 만나십시오.
    1. “보잘것없는 베들레헴에서”(제1독서: 미카 5,1 참조) 
    원주민과 백인 사이에 ‘쇠도끼’를 두고 달리 생각했던 일화입니다. 
    어느 날 보잘 것 없는 도구로 나무를 자르고 있는 원주민들을 본 백인들이, 
    나무를 단번에 많이 쓰러뜨릴 쇠도끼를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얼마 후에 백인들은 원주민들이 쇠도끼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원주민 추장은 “우리는 당신들 덕분에 더 많이 쉬게 되었습니다.”라고 
    찾아온 백인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답니다. 그렇습니다. ‘결핍’은 모자랄까 봐 
    미리 쌓아두려는 생각이고, ‘가난’은 모든 것을 가지려 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메시아에 대한 예언을 들려줍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보잘 것 없는 베들레헴에서 나오신다고 합니다. 
    결국 메시아는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더라도, 
    가난한 마음 곧 하느님께 열린 참된 마음에 오십니다. 
    
    2. “당신의 뜻을 이루러 왔습니다.”(제2독서: 히브 10,7)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저의 하느님, 저의 모든 것” 이라는 고백으로, 
    주님의 뜻만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이런 성인의 확신은 결코 고행(苦行)의 결과가 아니라, 
    성령께 마음이 온전히 열리게 되어 받은 은사(恩賜)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그리스도인은 고행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성령께 마음을 여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주님의 뜻’은 ‘우리가 하느님의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그 길은 성령께서 이끌어 주시는 확신에 찬 기쁨의 길입니다.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충만케 하는 ‘기쁨’이 됩니다. 
    
    3. “마리아는 길을 서둘러 갔다.”(복음: 루카 1,39 참조) 
    2005년부터 우리나라 가르멜 수녀님들이 
    캄보디아 프놈펜에 진출해서 봉쇄수도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고국 땅과는 여러모로 다른 환경은 고사하고, 
    그리스도교의 불모지에서 봉쇄와 정주(定住) 생활은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수녀님들은 ‘나가서 선교하는 교회’(「복음의 기쁨」 17항 참조)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의 ‘역사(役事)와 섭리’를 깊이 체험하신 성모님의 모습을 
    잘 전해줍니다. 바로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 길을 떠나게’ 한 마음입니다. 주님의 
    체험은 단지 자신 안에 안주하지 않고, 형제를 찾아 함께 나누도록 재촉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신앙의 역사(歷史)입니다. 
    
    4.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한 사랑 때문에 
    ‘보잘것없는 베들레헴’ 안에서도 더 보잘것없는 ‘말구유’ 를 택하셨습니다. 
    이처럼 한없는 주님의 사랑에 십자가의 성 요한은 
    ‘피조물 잊고, 안[內面]으로 내 마음 돌려서, 님 사랑하자’고 권고하였습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자비의 특별 희년’은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체험하자는 
    초대입니다. 부디 여러분 모두가 ‘안으로 마음을 돌려서 주님의 자비를 만나는’ 
    은총이 충만한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서울대교구 
    정연정 디모테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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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5-12-21

조회수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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