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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성탄 밤미사 주임 신부님 강론

이상욱 신부님의 2016 크리스마스 밤미사 강론 말씀을 옮긴 것입니다.

(2016.12.24.밤)

 

오늘은 성탄대축일 밤미사를 봉헌하면서 본당 교우분들이 큰 미사 때 이렇게 많이 참여하는 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아래층에도 많은 교우분들이 자리도 불편하고 그러실텐데, 아마도 이 시간이 이 성전에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는 마지막 미사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 이 시간이 하나의 추억의 한 장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다음 대축일에는 우리 새로운 성전에서 아무리 많은 교우들이 다 오셔도 다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성전이 마련될 것 같다는 그런 기대감도 생깁니다.

우리 교우 분들만 성전을 꽉 채운 게 아니라 제대도 똑같이 채워야겠다 해서 신부님들이 많이 함께 대축일 미사를 하시는데요, 잠깐 소개를 해 드리면, 신학교에 김유정 유스티노 신부님 함께 하셨습니다. 우리 박수로 환영합니다.(박수)

그리고 교구청에서 열심히 사목하시는 박제준 토마스 신부님도 오셨습니다.(박수)

그리고 보좌인 듯 보좌가 아닌 듯 이대건 대건안드레아 신부님도 함께 하십니다.(박수)

다음은 우리 부제님, 복사단 함께 합니다. (박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하느님을 찬미하던 노래입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거룩한 이 밤에 우리도 함께 모여 성탄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강론할 때 오소서,성령님!”하고 인사를 했는데, 오늘은 그보다 성탄 인사를 하는 게 낫겠죠?

옆에 분들과 우리 성탄 인사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우리 모두 성탄 축하합니다!”(성탄 축하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우리 모든 가정이 구세주의 사랑과 은총 안에서 참 기쁨과 평화를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모두 다 기쁘신가요?(!)

, 성탄에는 카드도 보내고 성탄 선물도 주고 받는데 요즘에는 카톡이 있어가지고 카톡으로 대신하죠? 성탄 선물은 많이 받으셨나요?

조금 전에 우리 초등부 어린이들 별빛밤제를 했는데요, 아주 사랑스러운 우리 초등부 어린이들이 온갖 몸짓과 노래로 아기 예수님께 선물을 드리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또 같은 시간에 우리 중고등부 학생들은 대림시기 한 달 동안 마니또를 정해서 마니또를 위해서 한 달 동안 기도해 주고 선물을 준비해서 서로 함께 선물을 주고받는 시간도 가졌고 또 그 전에 네 명의 친구들이 하느님의 자녀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잠깐 일어나 볼까요?(*** 네 명의 이름 거명)

조금 전에 세계를 받았고 이따가 미사 때 첫 영성체를 하게 될 것입니다.

1224일 성탄절 밤이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텐데요, 세례 받은 친구들한테도 큰 축하의 박수를 보내 주세요.(박수)

 

선물을 받는다는 건 아주 기분 좋은 일입니다.

교우 분들도 성탄 때 서로 기쁨을 주는 선물을 주고받으면 좋겠는데요, 어떤 선물을 받는 게 가장 행복하고 기쁠까, 다 나름대로 바라는 게 있겠죠?

저는 어떤 선물을 받으면 가장 기뻐할 것 같아요?

어떤 자매님이 성전건립 신립서를 받으면 제일 기뻐할 게 아니냐고 하시는 데 그건 좀 오해입니다. 그렇지 않구요, 교우 분들의 얼굴 보는 게 제일 큰 선물입니다. 지금도 아주 많은 선물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선물은 어떤 물건의 크기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의 정성스런 마음이 전해질 때, 참 기쁘고 행복해지죠. 오늘 이 밤, 우리 모두는 참 귀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가장 귀한 선물, 아기 예수님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보다 더 귀하고 값진 선물은 없을 겁니다. 이 밤에 마음 안에 그렇게 행복을 가득 담아 가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살아온 인생의 발자취가 있죠. 그것을 표현해 주는 상징적인 모습들도 있습니다.

우리 프란치스코 교황님 얼마 전에 80세 생신을 맞으셨다고 하는데요, 교황님을 생각하면 어떤 인상이 떠오르나요? 저는 이렇게 환하게 웃고 있는 그런 표정이 떠오릅니다.

또 캘커타의 마더 데레사는 허리가 구부정하지만 아주 온화한 모습에 주름이 얼굴 가득히 있는 그런 모습도 떠오릅니다.

오늘도 광화문 광장 가득히 촛불이 밝혀진다고 하는데요, 광화문 광장에 우뚝 서 있는 이순신장군은 어떻게 서있죠? 긴 칼에 아주 당당하게 서 있는 그런 모습입니다.

저를 표현하는 상징적인 모습을 떠올린다면 요즘에 저를 보는 사람마다 뭐라고 하냐면, “머리가 왜 그렇게 하얘졌어?” 그러면서 살도 많이 쪘네?!” 통통한 모습으로 기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각자에게는 어떤 모습이 상징적으로 나를 표현할까?

열심히 일하는 모습, 혹은 가족들을 돌보는 모습, 혹은 기도하는 모습, 혹시 나를 사람들이 생각할 때, 늘 좀 취해 있고 얼굴이 빨간 모습, 혹은 한 시도 쉴 새 없이 수다 떠는 모습, 얼굴이 굳어 있고 인상 쓰는 그런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얼굴이 그 사람의 모습을 드러내 준다고 하는데, 아무리 성형을 한다고 그게 바뀌진 않겠죠.

이 미사에 함께하는 우리 모두를 생각할 때, 친절한 그런 미소, 밝게 웃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삶을 표현해주는 상징적인 모습들은 무엇일까?

1년에 성탄시기에만 예수님의 상징을 다 드러내는 3가지가 함께 이 제대에 표현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이 구유입니다. 가장 낮아지신 겸손한 모습으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드러내 줍니다.

또 그 뒤에 있는 저 십자가, 죽기까지 성실하게 사랑의 길을 걸어가신 그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감실, 언제나 먹히는, 나누고 섬기는, 사랑 자체이신 모습을 표현해 줍니다.

구유, 십자가, 감실, 이 세 가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탄생부터 죽음까지 그리고 2천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예수님은 자신을 낮추고 비워서 나누고 섬기는 삶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나를 따라 오너라.”하고 부르십니다.

우리는 그 생애의 첫 시작을 표현한 구유를 보면서 성탄을 묵상할 수가 있습니다.

만삭의 산모, 해산의 고통을 찬바람조차 막지 못하는 마굿간에서 겪어야 했던 그런 마리아의 처지, 남편이면서도 따뜻한 방 하나 얻지 못하고 아내 곁에서 아기를 받아야 했던 요셉, 포대기에 쌓여 소와 말의 밥그릇인 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 이 장면을 드라마로 한 번 표현한다면, 사람들은 그 드라마를 보면서 어떻게 볼까요? ‘, 사정이 딱한 가족이구나!’ ‘ , 안 됐다.’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구유 앞에서 노래를 하고 기뻐하고 있죠. 왜 그럴까요?

바로 우리는 신앙의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단한 현실의 어려움에도 꿋꿋이 빛으로써 세상을 밝히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죠.

 

우리 주변에는 슬픔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려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 힘든 하루하루를 견디어가면서도 정직하게 살아가는 그런 이웃들이 함께합니다. 욕심 없이 소박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웃들도 참 많이 있죠. 성탄의 자리, 구유는 바로 구세주가 다른 곳이 아니라 이런 이웃들의 삶에 찾아오신다는 그런 기쁜 소식입니다.

 

그렇다면 성탄의 밤을 맞이한 우리의 마음자리도 예수님의 탄생의 자리로 잘 만들어져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합니다.

별 다섯 개짜리 호화스런 호텔방처럼 그렇게 지금 내 마음이 치장되어 있다면 온갖 생각으로, 욕심으로, 혹은 고집스러움으로, 빈방이 없는 여관처럼 그렇게 내 마음이 꽉 차 있다면, ‘예수님, 미안하지만 오늘밤도 다른 곳으로 가셔야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겠죠.

편안함을 쫓는 생활, 비어있지 않고 이것저것 세상살이 걱정에 꽉 차 있는 마음 앞에서 예수님은 또다시 마굿간을 찾아서 발길을 돌리셔야 할지도 모릅니다.

 

오늘 이 밤, 우리 각자의 마음자리, 낮추고 낮추어서, 비우고 비워서, 아기 예수님이 내 안에 머무실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어렵고 힘든 처지에 있는 이웃과 더불어 함께 살 수 있는 그 자리도 꼭 마련해야겠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거룩한 밤입니다. 다시 한 번 모든 교우 분들에게 성탄의 이 밤, 행복한 마음자리로 보내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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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6-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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