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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연중 제7주일(2017.2.19.)-이대건 신부님

연중 제7주일(2017.2.19.)-이대건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의 강론을 옮긴 것입니다.(녹취록)

 

찬미 예수님!

교중미사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한 적이, 그리고 또 강론을 한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요, 당분간 마지막 강론이 될 것 같습니다.

가톨릭 굿뉴스라는 홈페이지가 있는데요, 거기에서 제가 이것저것 글을 보다가 한 글이 눈에 들어와서 잠시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60년을 한평생을 같이 아웅다웅 함께 사신 노부부를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초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회자가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는 어떤 관계신가요?”라고 물어봤는데요,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 웬수여 웬수라고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러자 사회자가 약간 당황하면서,

아뇨 할머니, 할아버지와 60년을 사시면서 좋았던 기억들이 있으시잖아요. 그래서 그 좋았던 기억을 4자로 표현하면 어떻게 되나요?”라고 질문을 다시 드렸는데, 사실 사전 인터뷰 때 두 분의 사시는 이 모습을 통해서 정말 우리가 하나라는 것을 마음을 새기고자, “일심동체!”라는 말을 끌어내기 위해서 사전 인터뷰 때 할머니께

할머니, 제가 나중에 이런 질문을 하면 일심동체라고 대답해 주세요.”라고 했을 때 , 그려!”라고 대답을 하셨는데, 막상 4자로 대답을 해달라고 질문을 드리니까, 할머니께서는 이렇게 대답을 하셨답니다.

, 네 자로? 평생 웬수여!”라고 대답을 하셨답니다.

 

이 글을 보면서 저도 , 재밌다’, ‘웃기다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 할머니의 마음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할아버지께서 평생동안 속도 썩이시고 때로는 약주도 하시느라 늦게도 들어오시고 또 지지고 볶고 한 세월들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미워할 때도 있었고, 때로는 사랑할 때도 있었기 때문에 한평생 6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살아오시면서 정도 많이 들으시고, 그 안에서 미운 것 싫은 것 좋은 것 다 보듬어 주시고 품어 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평생웬수라는 말을 웃으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실 수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오늘 복음과도 연관지어 본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들의 원수는 아마도 나와 전혀 관계가 없거나 나와는 무관한 사람들이 나와 원수가 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나와 함께 사는 가족들,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 이웃들, 정말로 내가 사랑함에 상처를 받고 또 배신을 당하고 하는 것에서 누구를 미워하는 마음들이 싹트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이 글을 묵상해 보면서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주고 품어주고 하는 그 모습에서 묵상을 짧게나마 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과연 누구를 미워했던 적이 언제였던가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사제가 되어서는 누구를 특별히 미워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부제 때, 부제품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관계에서의 어려움 때문에 누군가를 잠시나마 미워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복음이 오늘 이 복음이었어갖고 그래서 이 복음을 가지고 제가 부제 때, 지금은 사제가 되어서 잘 쓰지 못하고 있는데, 부제 때가지는 매일 영적일기를 작성했었습니다. 그래서 마침 부제 때 작성했던 영적일기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면서 오늘 이 시간 강론 대신에 그 때의 묵상글을, 부족하지만 부제 때이 부족한 모습이었지만 묵상글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한 번 나는 어땠는지, 또 제가 어떻게 그 미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를 초점을 갖고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 자신도 사랑하기 힘든 세상인데, 주님께서는 다른 이들을 품고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은 내 주위에 많이 있는데, 그들을 마음속으로도 미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박해하는 사람 때문에 나는 힘들고 아픈데, 그런 이들을 사랑하라고 하시는 예수님이 때로는 원망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나는 상처 받아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있는데, 나에게 상처를 주고 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은 잘 사는 것만 같아 더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알던 지혜로는 예수님의 말씀이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라는 말씀처럼 내가 받은 것은 돌려줘야 하고 선은 선으로 갚고 악은 악으로 되돌려 줘야 내 속이 편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찌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해야 한다는 말인지, 그들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해 버려야 한다는 말인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받은 상처는, 이 어려움은 어디서 풀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그러다 문득 저는 당신께로 눈이 향합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않고 십자가에 매달리신 당신을 바라봅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셨지만 거룩한 사람, 완전한 사람의 모범을 보여주셨던 당신의 모습이 내 눈과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나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수많은 모욕과 목숨의 위협을 받으시면서도 아픈 이들, 상처받은 이들을 보살펴 주셨던 분,

하느님의 자비를 온전히 실천하시며 당신의 목숨까지 우리를 위해 내어주시면서 하느님 아버지를 우리에게 보여주신 분,

이웃뿐만 아니라 원수까지도 사랑하신 분, 하느님의 사랑이신 분,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오늘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 주십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느님 아버지, 지금 비록 당신과 같이 거룩한 사람, 완전한 사람의 모습은 아니지만 당신을 더욱 더 닮기 위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때로는 수많은 유혹에 걸려 넘어질 때도 있겠지만, 우리를 위해 또 나를 위해 기꺼이 지워주신 십자가의 사랑을 기억하며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용서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은총 베풀어 주소서. 아멘.

 

, 여기까지가 저의 부제 때의 짧은 묵상글이었습니다.

제가 다들 아시다시피 주임신부님과의 인연을 통해서 제가 작년 9월부터 원신흥동성당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6개월이라는 시간이 벌써 지났는데요, 어른 분들과는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신에 아이들 그리고 중고등부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참 많은 행복 그리고 기쁨을 느꼈던 시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여기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 해서 아이들과 친해지고 기쁜 시간을 보내야지 라고 처음에 이렇게 마음을 먹고 왔었는데, 그러면서 내가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줘야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왔었는데, 6개월을 살고나서 저를 되돌아보면, 내가 준 사랑보다 오히려 아이들을 통해서 받은 사랑, 그리고 아이들을 통해서 제가 정화되고 아이들을 통해서 제가 힘을 받을 수 있었던 그런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제가 전국으로 미사를 많이 다녀서요, 각 본당의 분위기를 금방 느낄 수가 있는데요, 처음 원신흥동성당에 왔을 때 제가 시실 좀 놀랬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기쁜 표정들, 그리고 너무나도 밝은,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시고 일치하는 모습이 원신흥동성당에는 도대체 뭐가 있길래 이렇게분위기가 좋은가라는 생각을 해 보면서 미사를 봉헌하고 하루하루를 보냈었는데, 이게 되게 신기한 게 알면 알수록 좋은 것보다 성당에 어려운 것들이 많다라는 것을 제가 보게 되었습니다. 새성전을 지으면서 새성전에 성물들, 이것저것들을 우리 신자분들께서 다 같이 한마음으로 한뜻으로 도와주시는 모습 안에서도 분명히 어렵고 힘들고 그런 모습들이 많아야함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기쁘고 밝은 모습으로 이렇게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시는 그 모습을 통해서 우리 형제님들, 자매님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잖아요, 뭐 얘기 하시면, “!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시는 그 모습들을 보면서 아마도 그 어려움과 힘든 가운데에도 새성전에서 우리가 기쁨의 신앙의 여정을,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라는 그 희망과 또 우리의 나눔 안에서 주님께 의탁하고 주님께 하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시기에 이렇게 일치와 친교된 모습으로 공동체 생활을 하시는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습니다.

 

6개월 동안 저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에 너무나도 감사드리고요, 사목회 분들을 비롯한 우리 원신흥동 신자 분들, 제가 어느 곳에 가든지, 지금은 제가 수도원으로 다시 돌아가서 소임을 하게 됩니다. 제가 어느 곳에 있든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주님의 도구로써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테니까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 중에 함께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원신흥동 성당 신자분들과 공동체의 일치와 말씀 안에서 하나 될 수 있는 은총, 또 매일의 삶 안에서 기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나중에 만나더라도 웃으면서 인사드릴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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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별빛

등록일20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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